노동부 “행정지도로 교섭창구 단일화 유도”
국회입법조사처 의견에 방향 수정 … 법적 강제성 약해 현장 혼란 우려
 
복수노조 허용시 교섭창구 단일화 방안을 행정법규로 강제하면 헌법에 위배된다는 국회입법조사처 의견이 나옴에 따라 노동부의 제도시행 방법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노동부는 시행령 등 행정법규보다는 행정지도를 통해 창구단일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행정지도는 법적강제력이 없으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부칙에 대한 해석도 엇갈려 혼란이 예상된다.

◇“헌법 지키면서 창구단일화”=지난 24일 국회입법조사처 의견이 나온 것에 대해 노동부는 “헌법을 위배하지 않고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복수노조 창구단일화를 시행할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입법조사처가 행정법규로 교섭창구 단일화를 규율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해석했지만, 창구단일화 시행 자체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았다는 것이 노동부 판단이다.

입법조사처는 “현행 노조법 부칙 제5조 3항은 교섭창구 단일화를 전제로 복수노조 시행 유예가 입법된 것이기 때문에 교섭창구 단일화의 당연 시행을 예정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없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입법조사처는 “부칙은 장관의 복수노조 시행에 대한 준비의무만 규정한 것이어서, 교섭창구 단일화가 의무화된다는 해석이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노조법 부칙 5조에는 '노동부장관은 복수노조 시행시 적용될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한 단체교섭의 방법·절차 기타 필요한 사항을 강구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이를 근거로 노동부는 시행령 등 행정법규가 아닌 행정지도를 통해서도 교섭창구 단일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율교섭 거부한 사용자는?=행정지도는 법적 강제력이 없다. 때문에 노동부가 행정지도를 하더라도 복수의 노조들이 교섭창구 단일화를 이루지 않고 사용자에게 자율교섭을 요구하는 것이 가능하다. 반면 노조법 부칙 5조에 따라 교섭창구 단일화가 전제되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노조의 자율교섭 요구를 거절해도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노동부 판단이다.

이에 노동부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교섭창구를 단일화하지 않은 노조들의 교섭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교섭창구 단일화로 정리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사용자도 교섭창구 단일화 시행이 노조법 부칙 취지에 부합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장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자율교섭을 거부해도 문제 없지만, 현장의 혼란이 심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법률로 규율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노동계는 자율교섭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법 부칙 5조에서 교섭창구 단일화가 의무화된다는 해석이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법조사처 해석을 근거로 하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노조의 자율교섭 요구를 사용자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연히 부당노동행위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학태 기자  tae@labortoday.co.kr
2009-11-26 오전 8:27:14  입력 ⓒ매일노동뉴스